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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문장4

살고 싶다는 농담 - 허지웅 허지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잘난 척하는 것 같기도 하고 독선적이라는 생각도 했다. 그가 쓴 글은 한 번에 읽히지 않았고, 불쾌했다. 그런데, 이 책은 두근 거리며, 단숨에 읽었다. 한 번 더 아껴가며 천천히 곱씹으며 읽기도 했다. 사람은 반드시 아파야 성숙해지는 건가? 좋은 문장으로 가득 찬 책이지만, 그중에서 다섯 문장을 뽑아 보았다. 1. 우리의 삶은 남들 만큼 비범하고, 남들의 삶은 우리만큼 초라하다. 과연 그럴까? 발달된 SNS와 각종 미디어 덕분에 우리는 예전보다 더 쉽게 다른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게 되었다. 당연히 내 기준에 좋은 것에 눈이 가게 되고, 좋은 것을 보며 느끼는 부러움은 불편한 자격지심으로 연결되었다. 그들의 멋진 삶에 비하면 내 삶과 내가 이룬 것들은 왠지 미흡하고,.. 2023. 5. 18.
존엄하게 산다는 것 - 게랄트 휘터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이 번주는 한 게 별로 없는것 같은데, 이상하게 피곤하네." 게랄트 휘터가 쓴 '존엄하게 산다는 것' 이라는 책을 보면, 인간의 뇌는 인간이 아무것도 안 하는 때에도 인간의 제 1에너지원인 포도당을 20%나 쓴다고 한다. 이런데, 여러가지 문제가 뒤엉켜 버리면 우리의 뇌는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쓰게 된다는 거다. 간결한 인간 관계가 중요한 이유다. 서로 쓸데 없는 스트레스를 뭐하러 주고 받는가? 잘 읽힌다. 재미있다. 예상치 못했던 독일식 유머도 있다. 인류는 수 많은 위기에 봉착해 있는데, 인류가 하는 일은 그 문제를 해결 하기 보다는 숨거나, 또 다른 위기를 만날 뿐이라는 거다. 그래서, 그 문제를 해결할 생각은 하지 않고, 화성에 이주할 생각이나 하고 있다고. 이럴 때 일 .. 2020. 4. 11.
오직 두 사람 김영하 작가의 ‘오직 두 사람’ 이라는 글을 읽었어. ‘오직 두 사람’ 이라는 책에 처음 나오는 이야기야. 7개의 짧은 이야기를 하나의 책으로 묶어 냈더라구. ‘오직 두 사람’은 그 첫번째 이야기야. 내가 쓰는 이 글 처럼 ‘오직 두 사람’은 편지글로 되어 있어. 주인공이 언니에게 자기 이야기를 풀어 놓는거지. 그 언니랑은 어떤 관계인지 모르겠어. 다만, 이렇게 깊은 이야기를 풀어 놓는걸 보면 믿을만한 가까운 사이겠지. 이 이야기는 아빠와 아주 친한 ‘현주’라는 이름을 가진 딸의 이야기야. 김영하 작가는 처음에 세상에 쓰는 사람이 거의 없는 ‘희귀언어’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을 해. 세상에 그 언어를 쓰는 사람은 이제 2사람 밖에 남지 않았는데, 그 중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게 되고, 그래서 그 언어를 쓰.. 2020. 1. 25.
오늘 뭐 배웠니? 좋아하는 후배가 하루는 이런 말을 했다. "형, 교육학과 관련 된 논문이나 연구 보고서를 보면, 모두 다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하잖아.""그런데, 왜 교육문제는 늘 해결이 안 되는 걸까?" 나는 거기서 제대로 된 대답을 못했다. 공감해 주고, 같이 분노하기는 했지만. 후배에게 제대로 된 대답을 못해 준것에 대한 미안함과 찝찝함은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래서 생각했다. 내가 한 번 '실패의 기록'을 남기는게 어떨까? 학부모님들과 의사소통을 꾸준히 해야 겠다는 마음에 그날 한 배움활동을 클래스팅 공간에 매일 올렸다. 그런데, 근본적인 질문이 하나 생겼다. '내가 가르치는 것 보다 중요한건, 아이들이 뭘 배웠는지가 더 중요한거 아닌가? 내 의도와는 다르게 아이들이 받아들인게 무엇인가를 관찰하고 파악하는게 .. 2020. 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