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음식 추천

쏨땀과 돼지고기

타보 2020. 1. 8. 18:36

  이거 먹으려고 왔다. 배나영 작가가 '탁 피디의 여행수다'에서 쏨땀(ส้มตำ) 이야기를 하는데 갑자기 먹고 싶더라.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매콤, 달콤, 새콤, 짭짤, 발효된 깊은 맛이 다 들어 있다. 아삭아삭, 바삭바삭, 질겅질겅 씹는 느낌도 남 다르다. 쏨땀만 먹으면 맛이 강 할 수 있다고 태국 친구가 이야기해 줘서 돼지고기(คอหมูย่าง)를 함께 시켰다. 이렇게 합이 잘 맞을 줄이야! 찹쌀밥까지 추가된다면 더 좋겠다. 마실 것은 백향과(Passion fruit น้ำเสาวรส)를 시켰다.

  태국의 대표 음식이라고 할 수 있는 쏨땀은 태국 북동부 이싼 지역의 음식이다. 이싼은 태국에서 차별받는 지역이다. 보통 사람들이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유흥이나 열악한 서비스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이싼 지역 출신이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쏨땀은 가격이 착한 음식이다. 어딜 가나 쏨땀을 볼 수 있다. 가성비와 맛을 모두 잡은 음식이다. 체감상 태국 현지인들은 하루에 적어도 한 번은 쏨땀을 먹는 것 같다. 이민자들의 춤이었지만 유럽을 정복한 남미의 탱고, 흑인 노예들의 음악이었지만 미국과 세계를 정복한 재즈처럼 솜땀은 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 되어 버렸다.  

 

  쏨땀은 우리나라의 김치같은 음식이다. 쏨땀만 먹으면 맵고, 짜고, 시큼하고, 단 맛이 너무 강하다. 돼지고기, 닭고기, 밥과 같이 먹으면 그 맛이 부드럽게 중화가 되고, 상쾌함까지 준다. 땅콩과 건새우 튀김의 고소함과 바삭바삭함, 토마토와 파파야의 사각거림, 라임의 상큼함, 태국 간장 마끼의 촉촉함이 어우러진 멋진 요리다. 태국 현지인들이 주로 가는 곳의 쏨땀은 아주 맵고, 발효향이 강하다. 태국 현지인들은 발효된 새우와 생선까지 넣어서 쏨땀을 만들어 먹기까지 하는데, 그 향과 맛은 한국의 홍어삼합에 버금간다. 진짜 태국의 강한 향을 체험하고 싶다면 추천한다. 나는 시도했다가 포기했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많은 대형 쇼핑몰에서 파는 쏨땀은 그렇게 자극적이지 않다. 복합적이고 상큼한 원래 쏨땀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음료는 취향대로 고르자. 물론 익숙해지면 음료가 굳이 필요하지 않아 진다.